한국 공연 앞두고 '욱일기' 띄운 오아시스... '제2의 비틀즈'가 아닌 '제2의 나치'?

 16년 만의 한국 공연을 앞둔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가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공개해 국내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 8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의 새로운 비주얼을 확인하라"는 문구와 함께 짧은 영상을 게시했는데, 이 영상 중간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포함되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한 군기로, 전범기로 분류되며 특히 일본의 침략을 경험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역사적 고통과 상처를 상기시키는 상징물이다. 이에 한국 팬들은 해당 게시물에 "미쳤냐", "2개월 후면 한국 온다는 자각은 하고 있냐. 삭제하고 사과해라", "독일 콘서트에서도 나치 국기 한번 걸어봐라"와 같은 댓글을 남기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팬들은 "욱일기 게시하다니 나치 추종자라는 소리냐. 쓰레기 같은 게시물 삭제하라", "한국에서 돈은 벌고 싶고 한국을 존중하는 마음은 전혀 없는 거냐. 실망이다", "아시아 투어 전에 역사 공부부터 해라" 등의 항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러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삭제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논란은 오아시스가 최근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멤버 리암 갤러거는 지난달 1일 자신의 SNS에 별다른 설명 없이 '칭총'(Chingchong)이라고 적었는데, 이는 중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속어다. 한 네티즌이 "그런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자 리암은 "왜"(Why)라고 답했으며, 게시물을 지워야 할 것 같다는 다른 네티즌에게는 "무슨 상관"(Whatever)이라는 무신경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비난 여론이 커지자 리암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의도치 않게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죄송하다. 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며,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는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오아시스는 1991년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를 주축으로 결성되어 1990년대 브릿팝의 부흥기를 이끈 전설적인 밴드로, 전 세계적으로 9000만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며 '제2의 비틀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오는 10월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이 공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사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다른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와 존중 없이 무신경하게 행동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 공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팬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주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