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협 방식 배우겠다" 차기 日총리 유력 고이즈미, 파주 방문

현장에는 이병직 파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 이천일 농협경제지주 품목지원본부장, 신영균 파주 탄현농협 조합장, 황익수 파주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 등이 함께했다. 35℃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도 이들은 20분가량 농로를 함께 걸으며 양국의 쌀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벼 생육 상황을 살펴보며 일본의 최근 쌀값 동향과 병해충 발생 상황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 쌀값이 1년 새 2.5배 올랐다"며 "관세가 높음에도 미국·태국·대만 등 외국산 쌀이 민간업자를 통해 많이 수입됐고, 정부는 비축미를 방출해 시장안정을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일본은 벼 노린재 피해가 심각해 정부 차원에서 방제비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국의 쌀 매입 방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파주지역의 경우 농가가 생산한 쌀을 농협이 전량 매입한다는 설명을 들은 후, "일본 농협은 대부분 위탁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일본 내에서도 농협이 직접 매입하길 원하는 농가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한수위', '평화미소', '일편밥심' 등 파주산 쌀브랜드의 다양한 포장 규격(500g·1㎏·4㎏·10㎏·20㎏)을 살펴보며 판매 규격과 가격에도 주목했다. 그는 "일본은 소포장한 상품으로서 5㎏들이가 일반적인데 한국은 4㎏들이가 주류인 점이 다르다"고 말하며, 4㎏들이 한 포대당 국내 소비자 판매가격이 1만9000원대라는 답변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7월21∼27일 일본의 쌀 소매가격은 5㎏들이 기준 3625엔(3만4000원)이다. 일본 쌀값은 고이즈미 농림상이 취임하기 직전인 5월 중순에는 지난해의 두 배를 웃도는 4285엔(4만원)까지 올랐다가 정부의 반값 비축미 방출 등으로 다소 하락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농림상은 "한국의 쌀 매입 방식과 포장 단위 등에서 새로운 점을 배웠다"면서 "현장 경험을 일본 정책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의 쌀 수급 상황은 다르지만 안정적인 생산·공급이라는 과제는 같다"며 "극한기후와의 사투 속에서 필사적으로 쌀을 생산하는 농가에 감사하는 마음은 만국 공통"이라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한·일 농업협력 방안을 묻는 질문에 "쌀은 일본의 중요한 주식으로, 1년 새 급등한 가격이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면서 "외국산 쌀이 대거 유입되는 것에 대해 일본 농민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정부가 비축미를 풀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는 어느 나라든 겪을 수 있는 만큼 일본의 조치가 한국에도 공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인 그는 차기 총리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지금은 쌀 정책의 중대한 전환기인 만큼 정책 추진에 전념하겠다"고 답했다. 집권 자민당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차기 총리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의 행보에 일본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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