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vs 박정민, 9월에 맞붙는다!... 연상호 감독의 파격 도발

 영화 '얼굴'의 제작보고회가 2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이 참석해 9월 개봉을 앞둔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9월 11일 개봉하는 '얼굴'은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전 실종된 줄 알았던 어머니의 백골 시신이 발견된 후, 죽음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상호 감독은 박정민의 연기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가 됐다. 더 이상 한국의 연기파 배우라면 박정민 세 글자를 떠올려야 한다"며 극찬했다. 특히 "깊어진 짜증. 예전엔 연기를 하며 짜증을 낸다는 느낌이었는데 짜증에 결이 생겼다. 깊이가 생겼다"며 "초반에 짜증을 참는 연기가 있는데, 관객이 불안하다. 저 사람이 짜증을 엄청 잘 내는 사람인데 참고 있으니 영화의 텐션을 이끌더라"고 감탄했다.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아버지와 아들, 1인2역에 도전했다. 그는 "아들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을 파헤쳐나가는데 있어서 그 인물을 아들을 연기한 배우가 하면 보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1인2역이 서로가 서로에게 감정 영향을 주는 게 있더라. 제가 젊은 임영규를 했기 때문에 느끼는 임동환으로서 오는 감정들이 깊어지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 연기를 선보인 권해효는 "앞을 볼 수 없다는 게, 실제로 촬영을 위해 렌즈를 끼면 앞이 잘 안 보인다. 그 때 느낀 묘한 편안함이 있다"며 "눈이 안 보이는 상태의 안정감과 편안함이 있다. 내가 어떻게 보일거라고 의식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화제가 된 것은 신현빈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연기다. 신현빈은 임영규의 아내이자 임동환의 엄마인 정영희 역을 맡았는데, 얼굴이 노출되지 않는 특수한 설정이다. 그녀는 "사실 배우들은 얼굴이 어떻게 하면 잘 드러나게 연기하는지가 습관인데, 그걸 피하고 가려야 하니까 어려웠다"며 "몸짓이나 목소리 같은 걸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촬영 중에는 "얼굴이 잘 찍혔습니다. NG입니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 한다.

 

연상호 감독은 "정영희라는 인물이 불편한 정의라고 생각했다. 정영희의 얼굴에서 불편함을 표현하는데, 정영희의 얼굴이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그래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방식의 연출이었다"며 "힌트를 드리자면 정영희의 얼굴은 영화에 분명히 등장한다"고 말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편, 이번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이병헌 선배와 박정민 배우의 맞대결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대표 연기파 배우의 자리를 두고, 이병헌 배우님과 박정민 배우, 9월에 맞붙어 보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초 저예산으로 제작된 '얼굴'을 위해 박정민이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는 미담도 공개됐다. 박정민은 "좋은 영화, 좋은 이야기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제작비가 적다보니 거기서 몇 푼 달라고 하는게 속된 말로 '짜치는' 느낌이 드니까 화끈하게 열정으로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