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도 감탄했다…시카고 중계진마저 "엄청난 한 방" 극찬하게 만든 김하성의 역전 스리런

 불과 며칠 전, 웨이버 클레임이라는 씁쓸한 방식으로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야 했던 김하성. 그러나 그는 단 이틀 만에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환희의 느낌표로 바꾸어 놓았다. 새 둥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의 두 번째 경기, 팀이 패배의 그림자에 갇혀 있던 순간, 그의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극적인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애틀랜타에 새로운 용사가 왔다!"는 미국 현지 중계진의 흥분 섞인 외침은 이 한 방이 얼마나 강렬했는지를 증명하는 찬사였다.

 

4일(한국시간), 야구의 성지 중 하나인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방문 경기. 애틀랜타는 컵스 선발 케이드 호튼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김하성 역시 앞선 두 타석에서 포수 파울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침묵했다.

 

패색이 짙어지던 7회초, 2사 1, 3루의 절체절명 기회가 김하성 앞에 찾아왔다. '엠엘비TV' 중계진이 "애틀랜타의 새로운 용사 김하성에게 동점 만들 기회가 왔다"며 기대를 걸던 바로 그 순간, 그는 컵스의 세 번째 투수 드루 포머랜즈의 초구,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몸쪽 낮은 직구를 망설임 없이 받아쳤다.

 

"딱" 하는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발사된 타구는 시속 174.6km의 총알 같은 속도로 119.2m를 날아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0-1의 스코어를 단숨에 3-1로 뒤집는,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역전 스리런 홈런이었다. 중계진은 "김하성이 왼쪽으로 크게 보냈다! 브레이브스에서의 첫 홈런! 큰 한 방이고 정말 멋진 순간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팀을 앞서 나가게 하는 홈런, 김하성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며 그의 영웅적인 활약을 조명했다.

 


이 홈런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올 시즌 140경기를 치르는 동안 애틀랜타의 그 어떤 유격수도 기록하지 못했던 '시즌 첫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팀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포지션의 장타 갈증을, 이적생 김하성이 단 두 경기 만에 해결해버린 것이다. 적지인 컵스의 TV 중계진마저 "브레이브스에서 단 두 경기 만에 엄청난 한 방을 터트렸다"며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김하성의 한 방은 꺼져가던 팀 타선에 불을 지폈다. 애틀랜타는 후속 타자의 안타와 도루, 적시타를 묶어 7회에만 4점을 뽑아냈고, 8회에는 오지 알비스의 쐐기 솔로포까지 터지며 5-1 완승을 거뒀다. 김하성의 홈런은 이날 경기의 결승타로 기록되었다.

 

중계진은 샌디에이고 시절 그의 절친이었고, 이제는 애틀랜타에서 재회를 앞둔 주릭슨 프로파를 언급하며 "지금 이 순간 프로파가 어딘가에서 김하성을 분명히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는 따뜻한 멘트를 덧붙이기도 했다.

 

전날 데뷔전에서 2안타를 치며 예열을 마친 김하성은 이날 결정적인 홈런으로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탬파베이에서의 방출이라는 시련을 '대반전 스토리'로 바꾸기 시작한 그의 방망이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