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열병식에서 '불로장생' 비법 공유?

시 주석이 "요즘 70대도 젊은 편"이라고 운을 떼자, 누군가는 "예전엔 70세 이상 사는 사람이 드물었지만, 요즘 70세는 어린아이 수준"이라며 거들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통역을 통해 "수년 내 생명공학 발전으로 인간의 장기 이식이 지속 가능해지면, 인간은 더욱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가까운 삶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놀라운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시 주석은 "예측에 따르면 이번 세기 내에 인간은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 대화는 중국중앙(CC) TV 생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고, 겉으로는 특별한 의도 없이 자연스러워 보였으나, 장기집권 중인 두 정상의 나이와 통치 지속성이라는 맥락과 맞물려 심상치 않은 의미를 부여했다. 단순한 노년의 푸념으로 치부하기에는 두 권력자의 발언은 그들의 권력 유지 욕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수십 년간 국가를 통치해온 이들이 육체적 한계를 넘어 영원한 권력을 꿈꾸는 듯한 모습은 고대 황제들이 불로장생을 염원했던 역사적 기록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 수명 연장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인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러한 논의를 스스럼없이 나눴다는 점은 그들이 미래 권력 구도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욕구를 넘어,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넘어선 '장기 집권 동맹'의 은유적 표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방의 견제 속에서 자신들의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의지가 투영된 것일 수도 있다.
한편, 대화 내내 미소를 짓고 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이들의 대화 내용이 북한 측 통역을 통해 전달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또 다른 권력 세습자의 흥미를 자극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는다.
시 주석은 2012년 중국 국가주석에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13년째 권력을 유지 중이며, 푸틴 대통령은 2000년 첫 집권 이후 5연임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두 정상 모두 공식적인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불멸'에 대한 대화는 그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권력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무언의 선언처럼 들린다. 엄숙한 외교 무대에서 포착된 이례적인 대화는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두 강대국 지도자의 내면과 그들이 지향하는 미래 권력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는 의미심장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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