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는 '나중에' 가겠다는데…'지금 당장' 尹 만나겠다는 최고위원, 시작부터 딴살림?

장 대표의 변화는 뚜렷하다. 그는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의 옷을 벗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라며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와의 갈등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선거 과정에서 핵심 공약처럼 내세웠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결정"을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한, '친길 대표'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당직 인선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이는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며 대여 투쟁에 집중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인 당내 통합 메시지로, 당선 후 당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선출된 당대표 입장에서는 당의 전열을 정비해 이재명 정권과 제대로 맞서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장 대표의 노선 변경을 "지극히 당연한 말"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김민수 최고위원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첫 최고위부터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비방글 의혹에 대한 당무감사를 주장하고, 12·3 불법계엄을 적극 옹호하는 등 강성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면회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자마자, 자신은 "이미 면회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며 독자 행보를 분명히 했다. "대통령은 어떤 국민도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는 등 계엄 사태를 옹호하는 발언도 이어가며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이러한 두 사람의 엇갈린 행보를 두고, 당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 최고위원이 강성 지지층이 원하는 '사이다' 발언을 전담하는 자연스러운 역할 분담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온건 노선이 강성 지지층에게 '배신'으로 비칠 경우, 선명성을 내세운 김 최고위원과의 갈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친한동훈계인 박상수 전 대변인은 "장 대표가 윤석열 면회는 시기상조라고 하자마자 김 최고위원은 접견 신청을 알렸다"며 이를 '김·장 대첩의 전초전'이라고 규정, 신임 지도부 내의 잠재된 갈등이 언제든 폭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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