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보다 싸다? 이마트 5K프라이스, 대형마트 위기 구할 마지막 승부수

코스트코와 이를 따라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제품으로 가성비를 높이는 전략으로 이커머스에 대항했다. 그러나 1~2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대용량 판매 전략에도 한계가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는 모든 제품이 5000원 이하인 '5K프라이스'를 새로운 대안으로 내놓았다.
5K프라이스는 이마트가 10여 년 만에 선보이는 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PL(자체 브랜드)이다. 통합매입과 글로벌 소싱을 활용해 모든 제품의 가격을 880~4980원으로 책정했다. 특히 1~2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제품에 집중했으며, 이마트의 상품 기획력과 품질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초저가임에도 품질을 보장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초저가 시장에는 이미 다이소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또한 식품류의 경우 단가를 낮추면 필연적으로 용량당 가격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는 다른 제품과의 가격·용량 비교가 쉬운 대형마트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실제 매장을 방문해 본 결과, 5K프라이스 제품들은 확실히 저렴했다. 2개입 칫솔이 880원, 500ml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씨유는 3480원으로 기존 제품 대비 절반 이하 가격이다. 고가인 올리브유(250ml)도 4980원으로 '5000원 이하' 기준을 충족했다. 건면 시리즈는 4개입 멀티팩이 2980원(봉지당 745원)으로, 저가형 라면인 안성탕면(5개입 3980원, 개당 796원)보다 경쟁력이 있었다.

소용량 패키지 역시 공간이 제한된 1~2인 가구에게 매력적이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900ml 식용유나 6~10개 묶음 칫솔과 달리, 500ml 식용유나 2개입 칫솔은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5K프라이스는 단순히 저렴하고 용량을 줄인 것만이 아니라 차별화된 특징도 갖추었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밸런스 크랩, 노 슈가 딸기잼, 저당 고추장 등 건강 트렌드를 반영했다. 또한 양파 함량 97%의 양파칩처럼 국내 대형마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품도 있어 원물 스낵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차별화를 꾀했다.
일부 제품들은 '필수 구매 품목'으로 꼽을 만큼 가성비가 뛰어났다. 2리터에 2480원인 세탁세제, 40개입 3980원인 캡슐세제, 500g에 4980원인 스페인산 대패목심, 3980원짜리 착즙 오렌지주스 등은 '충격적 장보기' 가격이라 할 만하다.
다만 모든 5K프라이스 제품이 항상 최저가는 아니다. 일부 제품은 기존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았다. 예를 들어 5K프라이스 백미밥은 4개입 3280원(개당 820원)인데, 할인 행사 중이던 CJ 햇반 아산밥은 8개 6520원(개당 815원)으로 오히려 더 저렴했다. 또한 식용유처럼 사용량이 많은 가구라면 소용량 제품보다 할인 행사 중인 대용량 제품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이마트는 현재 162종의 5K프라이스 제품을 선보였으며, 향후 제품군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기존 저가 PB인 노브랜드는 대용량 제품군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제품에 아쉬움은 있지만, 대형마트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이마트의 노력은 방향성이 적절해 보인다.
[ newsnetpaper.com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