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먹는 라면이 왜 특별할까?... 라면 3사가 동시에 눈독 들인 '감성 마케팅'

한국인들에게도 한강 라면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소소한 휴식이 되었다. 이처럼 한강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의 경험은 라면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놓치지 않은 국내 라면 제조사들이 한강공원을 마케팅 최전선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사상 처음으로 라면 대표 3사인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이 모두 한강공원에 마케팅 공간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뚜기는 5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강 버스 압구정·뚝섬 선착장 2곳에 라면 체험 공간인 '해피냠냠 라면 가게'를 오픈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9일부터 시범 운영 중인 한강 버스는 이용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장소로, 압구정점은 지난 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뚝섬점은 오는 9일 문을 열 예정이다.
농심도 지난달 14일 서울 한강 버스 여의도·잠실 선착장에 '너구리의 라면 가게'를 조성했다. 특히 여의도 선착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한강공원 명소로 알려져 있다. 농심은 이곳에 신라면을 비롯한 대표 제품을 활용한 테이블을 설치하고, 너구리 캐릭터 포토존 등을 함께 배치했다. 농심 관계자는 "한강이 외국인 관광객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만큼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다른 두 회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달부터 총 6곳의 한강 수영장·물놀이장에 브랜드 부스를 설치한 것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다른 회사 라면이 4500원에 판매되는 것과 달리 삼양 제품은 3500원에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장 취재 결과, 뚝섬 홍보 부스에서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닭볶음면보다 최근 출시된 '탱글' 등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다. 이는 불닭볶음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한강 마케팅의 효과에 대해 "한강공원에서 라면을 먹으며 보낸 즐거운 기억이 중장기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인 셈이다.
라면 3사의 한강 마케팅 경쟁은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한국 라면의 매력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푸드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강이라는 상징적인 공간과 라면이라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의 결합은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한강 라면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으며, 라면 회사들의 새로운 마케팅 전장이 되고 있다. 앞으로 각 회사들이 어떤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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