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캄보디아, 휴전은 쇼!..트럼프 경고 무시하고 총격전 나흘째

태국 외교부 역시 전날 공식 발표를 통해 품탐 총리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양자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알렸다. 다만 태국은 휴전 실행 여부와 관련해 캄보디아의 진지한 자세를 확인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애초 태국은 캄보디아가 먼저 적대 행위를 멈춰야 휴전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역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압박에 직면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의 중재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교전은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8일 오전 캄보디아 북부와 태국 북동부 국경에 위치한 두 고대 사원 주변에서 다시 교전이 발생했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4시 50분부터 태국군이 사원 주변 지역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며, 태국 육군은 캄보디아군이 오전 4시경 먼저 포격을 시작했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공격을 먼저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한 군사 충돌 지역은 초기 충돌지인 태국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약 100km 떨어진 남동부 해안 지역인 뜨랏주(태국)와 푸티사트주(캄보디아)까지 확대됐다. 이는 국경 분쟁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국경 충돌로 인해 사망자는 전날까지 캄보디아 군인 및 민간인 13명, 태국 측 20명 등 총 33명에 달하며, 부상자도 13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투가 격화되면서 양국 국경 인근 지역에 거주하던 16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피난민 신세가 되었으며, 태국 정부는 찬타부리주와 트랏주 등 2개 주 8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이어 미국 정부까지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이 단기간에 종식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25일 태국 국방부가 캄보디아에 대한 집속탄 사용을 공식 인정하자 캄보디아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집속탄 사용 문제는 국제 사회에서도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사안으로, 두 나라 간 긴장 고조에 일조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약 817km에 달하는 국경선과 고대 사원인 쁘레아비히어르 사원 소유권 문제로 수십 년간 갈등을 이어왔다. 이번 충돌 전에도 지난 5월 28일 태국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에서 소규모 총격전이 벌어져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하는 등 긴장이 지속돼 왔다. 지난 두 달 동안 두 나라 군대는 국경 지역에서 대치했고, 지난 24일 전투기와 중화기를 동원한 대규모 무력 충돌로 사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번 휴전 합의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중재 압력과 지속되는 인명 피해, 피난민 발생 등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이 서로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제 휴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국경 문제와 역사적·문화적 갈등이 얽힌 상황에서 완전한 평화 정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양국 정부는 향후 평화적 해결을 위한 공식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다만, 교전이 재발하는 상황과 양측 군부의 긴장 완화 여부가 평화 실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동남아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미·중 경쟁 구도 속에서 미묘한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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