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여행, 이제 '개 조심'..치사율 100% 광견병으로 초비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발리 보건 당국은 최근 광견병 감염 사례와 개 물림 사고가 급증하자 남부 바둥군 쿠타의 대부분 지역을 포함한 여러 유명 관광지를 '적색구역'으로 분류했다. 적색구역은 광견병이 활발하게 유행하고 있으며 즉각적이고 긴급한 보건 조치가 필요한 지역임을 의미한다. 현지 지침은 단 한 건의 광견병 확진 사례만 발생해도 해당 마을을 적색구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특히 발리에는 길거리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유기견의 수가 매우 많아 광견병 확산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점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달 들어 발리의 여러 마을에서 개 1~2마리가 광견병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바둥군 탄중브노아, 누사두아, 짐바란 등 주요 관광지에서도 대대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바둥군 동물보건국장은 "개가 사람을 문 사례가 마을당 1~2건으로 많지 않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현재의 사례 수치가 아니라 광견병의 잠재적인 확산 가능성이다. 이에 우리는 즉시 예방 접종과 소독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발리 당국이 확산 위험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음을 시사하며,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견병은 감염된 동물, 주로 개에게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일단 증상이 발현되면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다. 신경계에 침투하여 뇌염을 일으키며,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으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점차 불안감, 환각, 물 공포증(hydrophobia), 경련 등으로 진행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발리에서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8,801건의 동물 물림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최소 6명이 광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광견병은 다행히 예방 접종을 통해 미리 대비할 수 있으며, 만약 동물에게 물렸더라도 상처를 즉시 소독하고 백신을 접종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발리의 가장 큰 난관은 바로 '낮은 백신 접종률'에 있다. 발리 보건 당국이 2008년부터 꾸준히 광견병 백신 접종 캠페인을 추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 주민들의 낮은 인식, 그리고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유기견들을 관리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 등으로 인해 그 실행률은 매우 저조한 상태다. 특히 발리 남부의 핵심 도시인 덴파사르의 경우, 지난 2월 기준 약 7만 4천 마리의 개 중 단 2,266마리, 즉 2.75%만이 백신을 맞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이처럼 미미한 접종률은 광견병을 근절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며, 이는 발리 전반의 공중 보건뿐만 아니라 핵심 산업인 관광 분야에도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발리 보건 당국은 여행객들에게 유기견이나 원숭이 같은 야생동물과의 접촉을 최대한 삼가고, 먹이를 주거나 자극하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했다. 아울러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혔을 경우, 지체 없이 가까운 병원이나 의료기관을 찾아 상처를 철저히 소독하고 즉시 광견병 백신 및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독특한 문화로 전 세계 관광객을 매료시키는 발리이지만, 자칫 치명적인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는 만큼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와 현지 당국의 권고 사항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발리 당국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광견병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광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는 발리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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